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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건넨 작은 것들에 답장이 오기 시작했다 요 며칠은 하루가 참 짧았다.어르신들 곁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기다리고 있는 일이 또 있었다. 만들던 음악을 듣고, 영상에 사진을 넣고, 한국어 강의를 녹음했다. 휴대폰 화면을 들여다보다 보면 어느새 밤이 깊어 있었다.얼마 전에는 완성한 영상을 내보내려는데 저장 공간이 부족하다는 안내가 떴다. 오래된 영상들을 살펴보고, 지워도 되는 것을 골랐다. 하나씩 들여다보니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그 안에는 내가 시간을 들여 만든 흔적들이 있었다.한국어 강의는 어느덧 45강까지 올렸다.“화장실이 어디예요?”“이거 얼마예요?”“영수증 주세요.”한국에서 누군가에게 직접 건넬 수 있는 문장들이다. 짧은 한마디라도 내 목소리로 또박또박 전하고 싶어 몇 번씩 읽고 녹음했다. 졸음이 밀려오는 시간에는 익숙한 순서도 헷.. 2026. 10. 23.
비가 지나간 자리에, 가을바람이 노래한다 오늘 아침에는 부슬부슬 비가 내렸다. 흐린 하늘 아래에서도 가을 단풍은 고운 빛을 잃지 않았다.커피를 앞에 놓고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를 포함해 세 사람이 둘러앉아 나눈 일상의 이야기들이 아침을 정겹게 채웠다. 그 자리에서 다음 달부터 새로운 공간에서 다른 어르신들을 모시게 된다는 소식도 함께 나누었다. 동료들은 축하한다고 말했다.익숙한 자리에서 새로운 자리로 간다는 것은 마음을 조금 들뜨게 한다. 어떤 어르신들을 만나게 될까. 그분들과는 어떤 하루를 보내게 될까. 아직 만나지 않은 시간에 대한 설렘이 생겼다.동시에 마음 한쪽에는 묵직한 책임감도 자리했다.새롭게 모실 분들은 치매 어르신들이다. 낙상 위험을 비롯해 더욱 세심하게 살펴야 할 일이 많은 분들이다. 한 분 한 분의 움직임과 생활 습관을.. 2026. 10. 21.
숲의 작은 길에서, 큰 방향을 세우다― 1인 창작 기업을 향한 나의 이정표 2026년 10월 20일, 화요일. 오늘은 맑은 정신으로 내가 걸어갈 방향을 짚어보고 싶어졌다. 음악을 만들고,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한국어 수업을 올린다. 하나하나 마음을 담아 하는 일이다. 그런데 당장 눈앞의 작업에 몰두하다 보면, 이 모든 활동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돌아볼 시간을 놓치기도 한다. 숲의 작은 길을 부지런히 걷는 동안에도 큰 방향은 알고 있어야 한다. 오늘은 그 방향을 생각 속에만 두지 않고, 이곳에 이정표로 남긴다. 나의 창작은 내가 살아가는 삶에서 시작된다. 그 삶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에서 태어난다. 콘크리트 바닥에서 만난 작은 식물 앞에 발걸음을 멈추었던 순간, 산길에서 바라본 단풍, 돌봄의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들. 그 장면들이 글이 되고, 사진이 되고, 음악이 된다. 앞으.. 2026. 10. 20.
브런치 작가가 되었습니다 — 오늘, 첫 글을 건넸습니다 오늘, 브런치스토리 작가 승인 소식을 받았습니다.반가운 소식을 보고 얼른 친구에게 달려가 이야기했습니다. 기쁜 마음을 나누고 나서야 브런치에 들어가 작가 소개를 살피고, 저장해 둔 글을 다시 읽었습니다.첫 글에는 콘크리트 바닥에서 만난 작은 식물, 제가 ‘스승님’이라 부르는 존재와의 만남을 담았습니다.처음 발걸음을 멈추게 했던 사진을 놓고 글을 천천히 읽었습니다. 그날 제가 바라본 장면과 마음이 독자에게도 전해지기를 바라며, 오늘 첫 글을 발행했습니다.그리고 라이킷이 하나둘 올라왔습니다. 일곱 분이 눌러주신 표시를 보며, 제 기록이 누군가에게 닿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신기하고 반가웠습니다. 어떤 문장 앞에서 잠시 머무셨을까, 어떤 장면을 마음에 담으셨을까 궁금해졌습니다.그동안 저는 자연에서 만난 순간을 .. 2026. 10. 19.
햇빛 없이도 눈부셨던 단풍, 놓치지 않아 감사한 가을 어제 태화산에서 만난 단풍은 참으로 화려했습니다.비가 내리기 직전이라 하늘은 흐렸고 햇빛도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단풍은 제 빛깔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빨강과 노랑, 주황으로 물든 나무들을 바라보며 몇 번이나 감탄했습니다.‘햇빛이 있었으면 얼마나 더 화려했을까.’처음에는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눈앞의 풍경을 보고 있으니, 햇빛이 없는 지금도 충분히 아름다웠습니다. 흐린 하늘 아래에서도 단풍은 환했습니다.이 모습을 놓치고 싶지 않아 휴대폰을 들었습니다. 사진으로 남기고, 영상으로도 천천히 담았습니다. 화면을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옮겨가며 바라보니 나무 한 그루뿐 아니라 그 곁의 풍경까지 눈에 들어왔습니다.제가 올해 만난 단풍 가운데 가장 화려한 모습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마침 그때 그곳.. 2026. 10. 19.
처음으로 가을이 감사의 계절로 다가왔다 처음으로 가을이 감사의 계절로 다가왔다2026년 10월 17일오전에는 어르신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점심을 먹고 맞은 휴게시간, 가을을 느끼고 싶어 사방이 트인 주막에 들어와 앉았다.노란 잎, 주황빛 잎, 붉게 물든 잎. 그 사이에는 아직 푸르름을 간직한 잎들도 있었다. 가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올 때마다 낙엽이 떨어졌다. 작은 새 두세 마리는 짹짹 소리를 내며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오갔다.나는 내가 만든 음악 〈머물다 간 빛〉을 들으며 그 풍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친구에게 눈앞의 가을을 하나하나 들려주었다.“와, 참 좋다. 너무 아름답다.”말하는 동안에도 바람은 불고, 새들은 가지 사이를 오갔다. 빛과 단풍과 새와 바람이 함께 어우러진 한 폭의 파노라마였다.그러다 문득, 이런 아름다움을 느낄 수 .. 2026. 10.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