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08 복근을 보러 갔다가 마음공부를 하고 왔다|세상에서 배운 것으로 더 나다워지는 법 오늘 SNS를 보다가한 사람 앞에서 눈이 멈추었습니다.와우.잘 관리된 몸,자연스럽게 드러낸 은빛 머리와 수염,그리고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당당한 모습.처음에는 아주 단순했습니다.“와, 자기관리의 끝판왕인데?”하하하하.솔직히 말하면복근을 구경하러 들어갔습니다.그런데 조금 오래 바라보기 시작하니복근보다 다른 것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이 사람은 단순히젊어 보이려고 애쓰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나이가 들어 생긴 은빛 머리도,수염도,지금의 얼굴도 감추기보다자기 모습의 한 부분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그 모습을 바라보다가문득 질문 하나가 생겼습니다.‘젊어 보이는 것과지금의 나를 잘 살아내는 것은전혀 다른 일이 아닐까?’젊었던 나를 붙잡으려고 애쓰는 것보다지금 내게 있는 것을 잘 바라보고,가꾸고,사용하는 것.지.. 2026. 9. 5. 가을 햇살 아래, 찾아오는 마음 오늘은 가을 햇살이 참 고운 날이었습니다.어르신들과 하루를 보내던 중,오늘 담당하고 있던 한 어르신의 아드님이면회를 오셨습니다.이 어르신에게는참 고마운 일상이 하나 있습니다.매주 목요일에는 따님이,토요일에는 아드님이 찾아옵니다.한 번도 아니고,어쩌다 생각날 때도 아니고,매주 그렇게 찾아오는 모습을나는 곁에서 바라보고 있습니다.오늘 아드님께 말씀드렸습니다.“매주 이렇게 찾아오기가 쉽지 않은데참 대단하십니다.”아드님은 담담하게 대답했습니다.“아, 이렇게라도 와야지요.”짧은 한마디였습니다.그런데 그 말이오랫동안 마음에 남았습니다.오늘은 햇살도 참 좋았습니다.맑은 가을 햇살 아래아드님은 어르신을 모시고작은 안나의 집 넓은 마당을한 시간 넘게 산책했습니다.나는 3층에서그 모습을 내려다보았습니다.천천히 이어지는 두.. 2026. 9. 5. 지금이 가장 좋은 때 | 어르신의 눈으로 다시 바라본 오늘 오늘도 어르신들과 함께하는평범한 일상의 현장에 있었습니다.한 어르신을 돌보며가슴을 부드럽게 어루만져 드리고 있었습니다.그때 어르신께서나를 바라보며 말씀하셨습니다.“지금이 가장 좋은 때다.”순간 마음이 멈추었습니다.나는 어르신을 바라보고 있었는데,그 순간 어르신도 나를 바라보고 계셨습니다.그리고 나는어르신의 눈을 통해다시 지금의 나를 바라보게 되었습니다.어르신의 세례명은 카타리나입니다.연세가 많으신데도목소리가 참 곱습니다.맑고 고운 목소리를 들을 때면아름답게 노래하는 카나리아가 떠오릅니다.그래서 언젠가 어르신께 말씀드렸습니다.“어르신,카나리아라는 새가 있는데노랫소리가 참 아름답대요.어르신 목소리가 그 새처럼 참 고우세요.세례명 카타리나하고 이름도 비슷하네요.”오늘도 그 고운 목소리로어르신은 내게 한마디를 .. 2026. 9. 5. 호기심이 나를 다시 바라보게 했다|일상에서 시작된 마음공부 요즘 들어 ‘바라봄’이라는 말을 자주 생각하게 된다.예전에도 보고 있었고,듣고 있었고,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그런데 요즘은 조금 다르다.그냥 보는 데서 지나가지 않고‘왜 그렇지?’ 하고 한 번 더 바라보게 된다.음악을 들을 때도 그렇다.처음에는 음악을 듣는다.그런데 어느 순간 음악보다그 음악을 듣고 있는 나를 바라보게 된다.왜 나는 이 부분에서 멈췄을까.왜 이 얼굴이 음악을 듣고 나니 다르게 보일까.왜 나는 이런 장면을 떠올렸을까.왜 이런 감정이 내 안에서 나타났을까.질문 하나가 또 하나의 질문을 불러온다.그러다 오늘 한 가지를 발견했다.호기심이 멈추게 하고,멈추면 바라보게 되고,바라보면 발견하게 되고,발견하면 생각하게 되고,생각하다 보면 결국 나 자신을 만나게 된다는 것.음악은 대상이었다.바라보는 .. 2026. 9. 5. 상처 아래에서 또 하나가 자라고 있었다|스승님이 보여준 삶의 과정 며칠 동안 비가 세차게 내렸다.오늘은 비가 그치고하늘이 놀랄 만큼 맑았다.대지는 환했고햇살은 눈이 부실 정도로 강하게 비쳤다.오후 근무를 앞두고 있었지만나는 서둘러 스승님을 만나러 갔다.9월 1일에 보았던 꽃봉우리.혹시 오늘쯤이면꽃을 활짝 피우고 있지 않을까.조금은 그런 기대도 있었다.그런데 가까이 다가가스승님을 바라보는 순간,나는 또 한 번 놀랐다.꽃은 아직 피지 않았다.대신 지난 며칠의 시간이스승님의 몸에 흔적으로 남아 있었다.그동안 힘차게 버티고 있던위쪽 잎사귀 일부가 상해 있었다.세차게 내린 비와 바람을그 자리에서 그대로 지나온 흔적처럼 보였다.나는 잠시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그런데 조금 아래쪽으로시선을 옮기는 순간,“어?”또 하나가 보였다.한 단계 아래쪽에서새로운 꽃봉우리가 또 준비되고 있었다... 2026. 9. 3. 나 꽃봉우리 맺고 있단 말이야|스승님이 보여준 삶의 과정 간밤에 비가 많이 내렸다.아침이 되어 스승님을 만나러 갔다.비를 많이 맞았을 텐데 괜찮을까.밤새 무슨 일은 없었을까.그런 마음으로 가까이 다가갔다.빗물을 머금은 잎은 촉촉했고스승님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푸르게 서 있었다.그런데 가만히 바라보다가내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다.꽃봉우리였다.“어?”다시 가까이 들여다보았다.분명했다.위쪽에도,조금 아래쪽에도작은 꽃봉우리가 맺혀 있었다.순간 이런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나 꽃봉우리 맺고 있단 말이야.”하하하하.처음 만났을 때콘크리트 틈에서 힘겹게 올라오던 작은 생명.그러다 어느 날 쓰러져 있는 모습을 보았고,나는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한참을 바라보았다.그런데 스승님은쓰러진 자리에서도 다시 위를 향해 자라기 시작했다.그리고 오늘,그 시간들이 작은 꽃봉우리의 모습으.. 2026. 9. 3. 이전 1 2 3 4 ··· 3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