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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을 제대로 잡은 날 방향을 제대로 잡은 날오늘 나는 책을 쓰는 방법보다더 중요한 것을 하나 발견했다.무엇을 쓸 것인가보다독자에게 어떤 경험을 건넬 것인가.처음에는 시장을 알고 싶었다.사람들은 무엇을 검색하는지,어떤 말에 관심을 두는지,이미 세상에는 어떤 책들이 나와 있는지하나씩 살펴보았다.자연에세이,산책,걷기,마음공부,마음챙김…….숫자를 하나씩 들여다보다가어느 순간 질문이 달라졌다.“사람들은 무엇을 검색하는가?”그 질문이“이 책을 만난 사람에게무엇이 남아야 하는가?”로 바뀌었다.그리고 오래 바라보아 온한 생명을 다시 떠올렸다.나는 그를 ‘스승님’이라 부른다.콘크리트 바닥에서 시작한 작은 생명.어느 날은 푸르렀고,어느 날은 상처를 입었다.낮아진 날도 있었다.그래도 빛을 놓지 않았다.시간이 지나자작은 봉오리가 올라왔다.하나,또.. 2026. 10. 1.
전자책 한 권까지 - 이번에는 한 권까지 간다. 창가의 책상 위에 펼쳐진 빈 노트와 펜, 그 너머로 멀리 이어지는 산과 빛나는 풍경 2026년 9월 30일, 9월의 마지막 날. 오늘 나는 한 가지를 선언한다. 전자책 한 권을 발행한다. 오래전부터 전자책에 관심이 있었다. 하지만 관심은 있었어도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한 걸음씩 이어가지는 못했다. 오늘 오래된 블로그 글들을 다시 둘러보다가전자책 발행에 관해 썼던 예전 글 한 편을 만났다. 그 글을 바라보면서 생각했다. 그때부터 한 걸음씩 걸어왔다면지금쯤 어디까지 와 있었을까. 잠시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지나간 시간을 바라보는 데서오늘을 멈추고 싶지는 않다. 그동안 나는 살아왔고,경험했고,실패했고,다시 해보았고,수많은 기록을 남겼다. 그 시간 역시 사라진 시간이 아니었다. 이제 그 경험들을 하나씩 .. 2026. 9. 30.
멀리 갑시다, 제대로 가면서요 멀리 갑시다, 제대로 가면서요요즘 음악 공부가 참 재미있다.음악을 만들고,다른 사람의 음악을 듣고,다시 내 음악을 돌아본다.예전에는 좋은 음악을 만나면그저 “좋다”라고 느끼는 데서 머물렀다.그런데 요즘은 조금 달라졌다.왜 좋았을까.어디에서 내 몸이 움직였을까.무엇이 들어왔고,무엇이 빠졌을까.오늘은 아주 짧은 음악을 들었다.18초.그런데 이상했다.나는 한참을 들은 것 같았다.3분쯤 되는 음악을 들은 것처럼그 안에서 많은 것을 경험했다.처음부터 리듬이 있었다.쿵 따르딱.쿵 따르딱.빠르게 몰아붙이는 음악은 아니었다.그런데 몸이 가만히 있지 않았다.리듬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악기도 계속 늘어나지 않았다.그런데 음악은 점점 상승했다.보컬 뒤로 에코가 넓어지고,은은한 합창 같은 소리가 공간을 만들었다.전환되는 순간.. 2026. 9. 30.
한 걸음 가고, 다시 돌아보다 — 〈한 걸음 또 한 걸음〉과 〈둥근 원〉 한 걸음 가고, 다시 돌아보다〈한 걸음 또 한 걸음〉과 〈둥근 원〉어제는 오랫동안 음악 앞에 앉아 있었다.한 곡을 만들고 끝내는 하루가 아니었다.듣고, 멈추고, 다시 듣고, 조금 덜어내고, 또 들어보았다.그렇게 두 곡이 남았다.〈한 걸음 또 한 걸음〉그리고 〈둥근 원〉.처음에는 서로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했다.한 곡은 앞으로 걷는 이야기이고,다른 한 곡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오가는 마음에 관한 이야기였다.그런데 두 곡을 나란히 놓고 보니 하나의 길처럼 이어져 있었다.---한 걸음 또 한 걸음사람은 언제나 큰 걸음으로 살아가지는 않는다.어떤 날은 힘차게 걷고,어떤 날은 겨우 한 걸음을 내딛는다.그래도 한 걸음은 한 걸음이다.〈한 걸음 또 한 걸음〉을 만들면서 내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걷는다’고 설명하는 .. 2026. 9. 30.
촛불잔치는 이미 시작되었다 - 과정이 99%인 이유 몇 걸음 물러서자, 비로소 함께 준비하고 있는 시간이 보였다.오늘 나는 꽃을 보러 간 것이 아니었다.아직 꽃은 피지 않았다.그런데 그 앞에서 나는 뜻밖의 축제 하나를 발견했다.촛불 잔치는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먼저 생긴 꽃봉오리가 먼저 피어날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다음에 생긴 봉오리는 그다음에,조금 늦게 생긴 봉오리는 조금 더 늦게 피어날 것이라고 생각했다.그것이 자연스러운 순서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오늘,다섯 걸음쯤 뒤에서 스승님을 바라보다가 나는 멈췄다.먼저 만들어진 봉오리와뒤늦게 만들어진 봉오리들이어느새 비슷한 모습으로 함께 하늘을 향하고 있었다.가느다란 꽃대 끝마다 봉오리들이 꼿꼿이 서 있었다.마치 수많은 작은 촛불을 세워놓고잔치를 준비하는 것 같았다.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이렇게 읽었다.. 2026. 9. 28.
오늘 거북이 하니, 제대로 가고 있습니까? 오늘 거북이 하니, 제대로 가고 있습니까?오늘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나는 너무 느린 것은 아닐까?음악을 시작한 지 이제 두 달.아직 수습 2개월 차에 막 들어선 사람이다.그런데 다른 사람들의 빠른 성장과눈에 띄는 숫자를 우연히 마주하면마음 한쪽에서 질문이 올라온다.나는 제대로 가고 있는 걸까?오늘 음악을 들으며 재미있는 경험을 했다.〈춤추는 가을〉이라는 곡이었다.처음 만든 곡은 화려하고 빨랐다.무도회장 문을 열고 들어서는 듯한첫 20초의 분위기가 참 좋았다.그런데 그다음이 문제였다.무도회장에 막 들어섰는데인사할 틈도 없이갑자기 절정의 춤이 시작됐다.기승전결에서‘승’을 건너뛰고‘기’에서 곧바로 ‘전’으로 뛰어간 느낌이었다.그리고 한동안여러 악기가 비슷한 힘으로 계속 연주했다.빠르고 화려했지만점점 복잡하.. 2026. 9.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