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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아래에서 또 하나가 자라고 있었다|스승님이 보여준 삶의 과정 며칠 동안 비가 세차게 내렸다.오늘은 비가 그치고하늘이 놀랄 만큼 맑았다.대지는 환했고햇살은 눈이 부실 정도로 강하게 비쳤다.오후 근무를 앞두고 있었지만나는 서둘러 스승님을 만나러 갔다.9월 1일에 보았던 꽃봉우리.혹시 오늘쯤이면꽃을 활짝 피우고 있지 않을까.조금은 그런 기대도 있었다.그런데 가까이 다가가스승님을 바라보는 순간,나는 또 한 번 놀랐다.꽃은 아직 피지 않았다.대신 지난 며칠의 시간이스승님의 몸에 흔적으로 남아 있었다.그동안 힘차게 버티고 있던위쪽 잎사귀 일부가 상해 있었다.세차게 내린 비와 바람을그 자리에서 그대로 지나온 흔적처럼 보였다.나는 잠시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그런데 조금 아래쪽으로시선을 옮기는 순간,“어?”또 하나가 보였다.한 단계 아래쪽에서새로운 꽃봉우리가 또 준비되고 있었다... 2026. 9. 3.
나 꽃봉우리 맺고 있단 말이야|스승님이 보여준 삶의 과정 간밤에 비가 많이 내렸다.아침이 되어 스승님을 만나러 갔다.비를 많이 맞았을 텐데 괜찮을까.밤새 무슨 일은 없었을까.그런 마음으로 가까이 다가갔다.빗물을 머금은 잎은 촉촉했고스승님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푸르게 서 있었다.그런데 가만히 바라보다가내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다.꽃봉우리였다.“어?”다시 가까이 들여다보았다.분명했다.위쪽에도,조금 아래쪽에도작은 꽃봉우리가 맺혀 있었다.순간 이런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나 꽃봉우리 맺고 있단 말이야.”하하하하.처음 만났을 때콘크리트 틈에서 힘겹게 올라오던 작은 생명.그러다 어느 날 쓰러져 있는 모습을 보았고,나는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한참을 바라보았다.그런데 스승님은쓰러진 자리에서도 다시 위를 향해 자라기 시작했다.그리고 오늘,그 시간들이 작은 꽃봉우리의 모습으.. 2026. 9. 3.
오늘도 도를 닦는 현장에 서 있다|일상에서 배우는 바라보는 눈 오늘 아침에도 음악을 들었다.한 곡을 듣고,이미지를 바라보고,내가 느낀 것을 기록하고,다른 사람은 같은 음악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도 바라보았다.그런데 참 재미있었다.같은 음악인데누군가는 그 리듬에 춤을 추고,누군가는 아름답다고 말하고,나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발견하고 있었다.처음에는 웃음이 났다.‘아,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그러다 문득 사람 사이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나는 분명 이런 마음으로 말을 건넸는데상대는 전혀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그것이 꼭 이상한 일은 아닐 것이다.사람마다 살아온 시간이 다르고,바라보는 눈이 다르고,그날의 마음도 다르기 때문이다.그러니 내 생각과 다르게 받아들여졌다고곧바로 놀라거나 서운해하지 말자.먼저 조용히 바라보자.상대를 바라보고,나 자신도 바라보고,어떤 결론을.. 2026. 9. 3.
가사가 없는데, 이야기가 들리기 시작했다|인스트루멘탈 음악을 들으며 발견한 것 요즘 나는 인스트루멘탈 음악을 자주 만들고,또 자주 듣는다.처음에는 가사가 없는 음악을 들으면조금 막연하다고 생각했다.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말로 알려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그런데 반복해서 듣다 보니오히려 반대의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가사가 없는데,이야기가 들리기 시작했다.■ 귀가 먼저, 뜻은 나중에외국어 음악을 들을 때나는 어느 순간부터제목이나 가사를 먼저 찾아보지 않게 되었다.먼저 듣는다.그리고 기다린다.무엇을 느껴야 한다고 정하지 않고,이 음악이 내 안에서 무엇을 움직이는지 바라본다.처음에는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을 때도 있다.그런데 다시 듣고,또 듣고,조금 더 오래 머물다 보면어느 순간 색깔이 생긴다.공간이 생긴다.움직임이 생긴다.그리고 때로는한 편의 영상처럼 장면이 나타난다.■ 듣는다 → 기다린.. 2026. 9. 2.
아직 만나지 않은 나에게|거북이 하니가 걸으며 배운 것 나는 빨리 걷는 사람이 아니다.가끔은 멈춰 서서 바라보고,다른 사람이 남긴 발자국을 들여다보기도 한다.하지만 어느 순간 알게 되었다.발자국은 참고할 수 있지만그 길을 걷는 것은 결국 나라는 것을.발자국은 참고하되,걸음은 내 걸음으로.누군가의 삶에서 좋은 것을 발견했을 때그 사람처럼 되려고 하기보다나는 이런 질문을 해보기로 했다.이 사람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았을까?남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 중 무엇을 의심했을까?실패하거나 흔들렸을 때 어떻게 행동했을까?그리고 여기에서 나는 무엇을 가져와내 방식으로 살아볼 것인가?그렇게 생각하니앞서간 사람의 발자국은따라가야 할 정답이 아니라내 방향을 바라보게 해주는 이정표가 되었다.■ 서두르지 않되, 멈추지 않는다거북이는 빠르지 않다.하지만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는 알고 .. 2026. 9. 2.
음악이 말을 멈추자, 상상이 시작되었다|인스트루멘탈 음악을 만들며 발견한 여백의 힘 요즘 나는 인스트루멘탈 음악을 자주 만들고 있다.가사가 없는 음악.처음에는 그것을 단순히‘노랫말이 없는 음악’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몇 곡을 만들고,이미지를 고르고,완성된 음악을 다시 천천히 들어보면서조금 다른 것을 발견하기 시작했다.말이 없다는 것은아무것도 없다는 뜻이 아니었다.오히려 음악이 말을 멈추자그 자리에 상상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작은 꽃 하나에서 시작된 질문어느 날 넓은 풀밭에 서서아주 작은 꽃들을 바라보았다.그 꽃은 정말 작았다.그런데 이상하게도그 작은 것을 오래 바라보고 있으니주변의 세계가 더 크게 느껴졌다.그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세상이 커진 것이 아니라,내가 작은 것을 바라보는 눈이넓어진 것은 아닐까.’그 생각은〈작은 빛, 넓은 세상〉이라는 음악으로 이어졌다.작은 꽃을 크게 설.. 2026. 8.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