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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하니, 처음으로 목소리를 건네다 오늘, 거북이 하니가 처음으로 목소리를 냈습니다.전문적인 마이크도 없습니다.잘 훈련된 나레이터의 목소리도 아닙니다.말을 하다 보면 작은 숨소리도 들어가고,문장과 문장 사이에는 조금 서툰 호흡도 남아 있습니다.그래도 저는 그 목소리를 그대로 세상에 내보내기로 했습니다.지금의 내 목소리이기 때문입니다.처음부터 완벽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조금 서툴더라도 한 편을 만들고,다음에는 조금 더 잘 말해 보고,또 다음에는 조금 더 깊이 생각하며 말해 보는 것.그렇게 한 걸음씩 걸어가다 보면언젠가는 그것이 ‘거북이 하니의 목소리’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이번 첫 영상에서 거북이 하니가 건넨 질문은“당신은 오늘 살고 있는가.”세네카의 한마디에서 시작된 질문입니다.우리는 하루를 바쁘게 살아갑니다.해야 할.. 2026. 8. 27.
기대어도 멈추지 않는 나무에게 배운 것 — 우리가 만난 자리에서 오늘 태화산 숲길을 걷다가 약수터 아래에서 잠시 걸음을 멈췄습니다.제가 가끔 몸을 기대면 참 편안하다고 느끼는 나무가 있습니다.오늘도 반갑다고 인사를 건네고 그 나무에 몸을 기대었습니다.위에서 내려오는 햇빛을 받은 숲은 연두빛으로 환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약하게 들려오는 매미 소리와 작은 벌레 소리, 살랑살랑 움직이는 나뭇잎 사이로 바람이 지나왔습니다.그 바람이 얼굴에 닿는 순간 참 좋았습니다.숲은 제게 편안해지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무언가를 보여주려고 애쓰지도 않았습니다.그저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그런데 저는 편안했습니다.그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편안함은 밖에서 억지로 넣어주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내 안에서 자연스럽게 피어나는 것이구나.두 걸음 옆에서 만난 또 하나의 이야기나무에 기대어 쉬다가.. 2026. 8. 24.
내가 부르자, 삶이 화답했다 오늘 아침 나는 한 가지 마음을 품고 하루를 시작했다.눈과 귀를 열어두자.그리고 마음이 ‘어?’ 하고 멈추는 순간을 놓치지 말자.무언가 특별한 것을 찾아내겠다는 뜻은 아니었다.그저 평범한 하루 속에서조금 더 자세히 보고,조금 더 깊이 듣고 싶었다.그렇게 출근했다.오늘도 귀에는 음악이 있었다.요즘 새롭게 만난 블루스 음악이었다.블루스의 한 음 한 음을 듣다 보니문득 우리 옛 가락이 떠올랐다.음을 곧게 내지 않고흔들고, 꺾고, 밀고 당기며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마음을 담아내는 소리.나는 그 속에서우리의 ‘한(恨)’과 블루스의 소울이어딘가 서로 닮아 있다는 생각을 했다.그리고 눈앞에는오늘도 함께 시간을 보내는 어르신들이 계셨다.그중 한 어르신은내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나를 부르신다.나는 그 부름을 들으면 얼른 .. 2026. 8. 21.
오늘, 산과 내가 서로의 하루에 들어왔다 아침 여섯 시에 눈을 떴다.원래는 다섯 시에 일어나려고 했다.알람을 맞추려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그냥 내가 일어나는 시간에 일어나자.’그렇게 잠들었고, 눈을 뜨니 여섯 시였다.샤워를 하고 아침을 먹은 뒤 산으로 향했다.산에 들어가기 전,나는 먼저 ‘그 녀석’을 보았다.한때 키가 낮아져 마음을 졸이게 했던 녀석.그런데 오늘 아침에는 이전보다 더 힘을 내어하늘을 향하고 있었다.나는 한동안 바라보다가 마음속으로 말했다.“잘하고 있네. 나중에 보자.”그리고 산길로 들어섰다.아침 숲은 조용했다.매미 소리는 저 멀리 희미하게 들렸고,오히려 여린 풀벌레 소리가가까이에서 또렷하게 들려왔다.능선 위에는 안개가 엷게 걸려 있었다.이상하게도 오늘은올라오는 산우를 한 사람도 만나지 못했다.마치 이 넓은 산 전체를나 .. 2026. 8. 20.
나 아직 살아 있어 〈나 아직 살아 있어〉어제, 오랜만에 그 녀석을 만나러 갔다.늘 그 자리에 있을 거라 생각하며 찾아갔는데처음에는 눈에 보이지 않았다.‘어디 갔지?’조금 더 가까이 가서야 알았다.그 녀석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몸을 낮추고 있었다.그 사이 큰비가 내렸다.물이 많이 흘러내리는 내리막길에서그 무게를 견디며 몸이 숲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콘크리트 가장자리에는뿌리까지 드러나 있었다.한동안 곧게 하늘을 향해 있던 모습과는너무나 달라져 있었다.그런데 자세히 바라보니놀라운 것이 보였다.몸은 누웠지만,끝은 다시 하늘을 향하고 있었다.마치 나를 보며 말하는 것 같았다.“나 아직 살아 있어.”쓰러졌다고 끝난 것이 아니었다.몸의 방향이 달라졌을 뿐,살아가려는 방향은 여전히 하늘이었다.나는 한참 그 녀석을 바라보았다.살다 보면 큰.. 2026. 8. 19.
2026년 8월 17일, 음악을 보는 눈이 뜨인 날 2026년 8월 17일.오늘은 오래 기억하고 싶은 날이다.나는 오늘 종이 노트 한쪽에 이렇게 적었다.‘음악을 보는 눈이 뜨인 날.’아침부터 시작된 음악 공부가 이렇게 깊어질 줄은 몰랐다.처음에는 그저 한 곡의 음악 앞에서 놀랐다.평소 듣던 음악과는 전혀 다른 세계가 열리는 것 같았다.좋았다.그런데 오늘은 ‘좋다’에서 멈추지 않았다.왜 좋은 걸까?왜 이 부분에서는 가슴이 움직일까?왜 소리가 많지 않은데 이렇게 깊고 풍성하게 느껴질까?궁금해지기 시작했다.그 질문 하나를 따라가다 보니킥(Kick), 베이스(Bass), 신스(Synth), 패드(Pad),퍼커션(Percussion), 리버브(Reverb)를 하나씩 만나게 되었다.빌드업(Build-up)이 무엇인지,드롭(Drop)은 왜 그렇게 강한 감정을 만들어내.. 2026. 8. 17.